​​​​​​​김남희 씨가 공개한 이만희와의 전통 혼례 사진. 이만희는 김 씨에게 '천종'이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존존TV 갈무리
김남희 씨가 공개한 이만희와의 전통 혼례 사진. 이만희는 김 씨에게 '천종'이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존존TV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실세', '2인자', '사모님'으로 불렸던 김남희 씨(전 IWPG 대표)가 유튜브에 출연해,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와 결혼한 과정과 재산 사기 행각을 폭로했다. 20여 년간 신천지에서 활동하다 2006년 탈퇴해 이단·사이비 전문가가 된 신현욱 소장(구리이단상담소장) 이후 처음 나온 최고위급 관계자의 폭로다.

김남희 씨는 2월 16일, 유튜브 '존존TV'와의 인터뷰에서 "이만희는 구원자도 아니고 하나님도 아니고, 똑같은 사람이다. 이만희를 구원자로 믿는 신천지는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1시간 20여 분 인터뷰에서 김남희 씨는 이만희를 만나 '결혼'하고 이후 갈라지는 스토리를 상세하게 풀어놨다. 이만희가 친필로 쓴 결혼 서약서, 연애편지, 자신이 이만희의 부인으로 '사모'였음을 뒷받침하는 신천지 핵심 관계자들의 녹음 파일 등 입증 자료도 대량 공개했다.

이만희가 친필로 쓴 김남희와의 혼인 서약서. 존존TV 갈무리
이만희가 친필로 쓴 김남희와의 혼인 서약서. 존존TV 갈무리

김남희 씨는 신천지 핵심 기관 중 하나로 분류되는 압구정세계선교센터 원장을 맡으면서 이만희에게 신임을 얻었다고 했다. 강남 부유층에 속했던 김 씨가 사재를 동원해 선교 센터를 운영하면서 성과를 내자, 이만희를 몇 차례 만났고, 머지않아 이만희가 자신에게 청혼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만희가 자기는 총각이라면서 결혼이나 혼인신고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수료식 할 때도 사모라는 사람(유천순)이 옆에 앉아 있어서 결혼한 줄 알았는데, '밥해 주는 할머니'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씨는 당시 남편과 자녀 둘이 있었는데도 이만희가 결혼을 요구했을 때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만희가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보내 주는 짝이 있는데, 그게 바로 당신이다"고 꾀었다고 언급했다. 김 씨가 "하나님은 가정 파괴하는 분이 아니지 않느냐"고 해도, 이만희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 지켜 줄 울타리가 있었다가, 때가 되어 하나로 만나게 해 줬다"면서 이혼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결혼 이후에는 이만희가 '하늘의 씨'라는 뜻의 '천종'이라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만희와 다툴 때면 "천종이는 어디 갖다 버렸느냐"며 자신에게 화를 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남희 씨는 이만희가 1000억 원을 마련해 오라고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결국 김 씨는 2017년 신천지를 빠져나왔다. 존존TV 갈무리
김남희 씨는 이만희가 1000억 원을 마련해 오라고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결국 김 씨는 2017년 신천지를 빠져나왔다. 존존TV 갈무리

김남희 씨는 이만희와 갈라서게 된 계기가 '돈'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만희는 돈밖에 모르는 사기꾼이다. 내 돈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청평연수원, 고성연수원 등 신천지 대형 시설 건립, 청도 쉼터와 이만희 가묘 부지 일대 부동산 매입 등에 모두 자기 돈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만희가 영동세브란스병원과 조선대병원에 협착증 증세로 입원해 수술을 받을 때도 간호와 병원비를 혼자 부담했다고도 말했다.

김 씨는 "돈 대느라 너무 힘들었다. 죽을 고비 여러 번 넘겼다. 이만희는 건축하는 데 1원 한 장 안 내더니, 다 지으니까 돈 몇 푼 주고 (소유권) 절반을 신천지로 가져갔다"고 했다. 마지막에는 4000억 원짜리 건축하는데, 이만희가 그중 1000억 원을 김 씨가 조달하라는 편지도 썼다고 밝혔다.

재산을 빼앗기는 마당인데도 외부에서는 '이만희가 김남희를 신천지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소문이 났다며, 이것은 자신을 내쫓기 위한 음해라고 김남희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이만희에게 "아내가 이런 억울한 소리를 듣는데 사실을 사실대로만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만희는 '다 풀어 주겠다', '하나님이 다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만 매일 비겁하게 달래고 임기응변으로 넘어갔는데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계략이다. 나를 매장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남희 씨는 <천지일보>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한 음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천지일보> 사장은 김 씨에게 신천지 내부에 제보자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존존TV 갈무리
김남희 씨는 <천지일보>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한 음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천지일보> 사장은 김 씨에게 신천지 내부에 제보자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존존TV 갈무리

김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신천지 유관 기관 <천지일보> 이상면 사장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김 씨는 이상면 사장에게 "이것(신천지 후계자설)은 원장(나)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다. 원장이 고소해야 한다(고 기사를 써 달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신천지 총회에) 매번 얘기는 하는데 (정보를 흘리는) 누가 있으니까 자꾸 제보가 나가는 거다"고 말했다.

현재 이만희와 김남희 씨는 청평, 고성 등 부동산을 놓고 소송 중이다. 김남희 씨는 자신의 재산이 법원 경매에 넘어갔으며, 이만희가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국내 굴지의 로펌을 선임했다고 언급했다. 김남희 씨는 "그나마 있는 거 모든 재산 다 탕진하고 작은 부분 일부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신천지의 무엇을 빼앗고 재산 늘리려는 목적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는 존존TV 영상이 업로드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저작권침해 신고를 넣어 이 영상을 블라인드시켰다. 현재는 김 씨가 인터뷰에 응하기 전 공개한 사전 통화 내용(13분 분량)만 볼 수 있는 상태다.

김 씨가 공개한 이만희의 수술 후 사진. 김남희 씨는 이만희가 아픈 사실이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간호하고, 병원비도 부담했다고 말했다. 존존TV 갈무리
김 씨가 공개한 이만희의 수술 후 사진. 김남희 씨는 이만희가 아픈 사실이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간호하고, 병원비도 부담했다고 말했다. 존존TV 갈무리

이단 전문가들 "신천지 내부 비상,
김남희 폭로로 1만 명 이탈도 가능"
신중론도 제기 "피해자에 사과부터"

갑작스러운 김남희 씨의 폭로에,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 내부가 동요할 것으로 보면서도 김 씨의 폭로에 순수성이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현욱 소장은 "우선은 나왔다는 것만으로 환영해 줘야 할 것 같다. 김 씨가 신천지 아류나 분파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긴 하나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신천지 내부는 지금 비상이 걸렸다. 내부 단속을 하고 있다. 신천지 특성상 우선 가려지겠으나 볼 사람들은 다 보게 될 것이다. 구두로 그 안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보니까. 잠잠해지지 않을 거다. 내가 나온 이후로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폭로로 신천지 실체가 드러나고, 많은 사람이 눈을 뜨고 빠져나오는 호기가 되어야 한다. 그간 연내 4000~5000명씩 탈퇴해 왔다면 이번에는 1만 명 이상도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씨의 폭로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1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김남희가 이번에 폭로한 내용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이단 전문가들은 대부분 알고 있던 내용이다. 김 씨가 자기 때문에 신천지에 빠진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만희와의 재산 싸움 소송에서 유리한 지점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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