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세습으로 물의를 빚어 온 여수은파교회가 3월 6일 예장통합 교단을 탈퇴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불법 세습으로 물의를 빚어 온 여수은파교회가 3월 6일 예장통합 교단을 탈퇴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교단법을 어기고 불법 세습을 강행한 여수은파교회(고만호 목사)가 소속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류영모 총회장)을 탈퇴했다. 여수은파교회 당회는 3월 6일 일요일 저녁 열린 공동의회에 '교단 변경' 등 안건을 상정했고, 참석 교인 대다수가 이에 찬성하면서 그대로 통과했다.

공동의회는 고만호 목사가 주재했다. 이날 여수은파교회는 고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고, 교회 정관도 개정했다. 예장통합 교단에서 탈퇴해 (사)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김승욱 연합회장)에 가입하기로 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독립 교회로 남기로 했다. 후임으로 내정된 아들 고요셉 목사가 위임식을 하기 전까지는 고만호 목사가 담임을 맡는다는 문구도 정관에 추가했다. "본 교회에서 위임식을 거행한 날부터 담임목사로서 대표권의 효력이 발생한다. 단 담임목사의 위임식 때까지 원로목사의 담임목사직이 유지된다."

공동의회 당시 몇몇 교인이 "반대한다"고 외치기도 했지만, 결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여수은파교회 한 협동장로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긴 했는데 찬성 소리가 워낙 크다 보니 묻혔다. (찬성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고만호 목사는 공동의회에 앞선 설교에서 세습과 교단 탈퇴를 정당화했다. 자신이 동성애를 공격하니 동성애를 옹호하는 세속주의 목회자들과 반기독교 언론이 연대해 교회를 공격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폈다. 자신의 아들이 실력이 없었다면 교인들이 세우지도 않았을 거라면서 세습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교단을 탈퇴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교단에 머무르면 계속 두들겨 맞고 양 떼는 도망가고 목자는 피투성이가 되고 교회가 무너질 수도 있다. 교회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존재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결의하면 (교단과) 여러 협상도 할 수 있고 좋은 길을 찾을 수도 있다. (교단을) 나갔다가 들어올 수도 있고 선택의 폭이 많다"고 했다. 교인들은 "아멘"이라고 외쳤다.

고 목사는 예장통합이 제정·시행 중인 세습금지법을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그는 "잘못된 교단법에 묶여 있을 게 아니라 성령 인도를 따라 살아야 한다. 그 법이 성경에서 나왔다면 '아멘' 하고 굴복했겠지만,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면 뜯어서 고쳐야 한다"고 했다.

여수은파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면 세습금지법 폐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했다. 고 목사는 "우리들이 결단하고 교단을 변경하면 굉장한 충격이 갈 거다. '왜 여수은파교회 같은 교회를 놓치느냐. 빨리 (세습금지법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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